SYNAGOGUE LETTER 2025. 01. 05.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 비상계엄, 내란, 친위 쿠데타 실패, 대통령 탄핵, 부정선거 음모론 등등등, 실로 다양한 목소리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나라가 온통 혼란과 분열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크리스토스의 사람들(크리스천들)이 침묵하는 것은 잘하는 일이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한국 기독교가 탄핵반대에 앞장서고 전광훈 목사 등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우는 모습은 큰 우려를 자아냅니다. 자칫 비블로스(바이블, 성경)의 시각으로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존하는 상위 권력들(higher power that be)에게 복종하라는 비블로스의 말씀(롬 13:1-7)부터 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현존하는(that be)이란 문구의 정확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현 시점에서 정당한 효력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정치 시스템을 가리키는데, 그것이 창조주께 속한 권력의 증거입니다. 정착되기 이전의 권력이동 과정은 아직 창조주께서 정하시기 전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들이 내세우는 권력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권력 자체를 허용하고 인정하는 것은 창조주의 주권입니다.
상위 권력들(higher powers)이란 내게 주어진 권력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권력을 가리킵니다. 엘로힘께서 정하신 현존하는 권력이라면, 권력의 질서가 정상적으로 가동하여 법적 효력을 발생하는 권력이므로 반드시 복종해야 마땅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창조의 근본 질서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한글 개역개정판은 현존하는 권력을 오역하여,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고 했습니다. 설사 잘못된 권력일지라도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이므로 무조건 복종하라는 의미가 됩니다. 이것은 심각한 오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가령 히틀러의 나찌 권력이나 김일성 독재 권력도 무조건 복종해야 하고 저항하면 불순종의 죄가 성립된다는 논리이니 실로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블로스가 말하는 현존하는 상위권력이란 법질서에 따른 권력입니다. 법질서의 본질은 창조의 질서입니다. 창조의 질서에 따라서 권력체계가 작동하는 것을 인간의 마음 중심에 있는 엘성(양심)이 감지하고 건전한 이성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롬 13:5은 엘성을 인하여 복종할 필요가 있다고 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권력은 현존하는 상위권력에 속합니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올바른 판단은, 건전한 이해력을 가진 크리스토스의 사람들이라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이 법질서에 따른 것이라면 고도의 정치행위라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반면에 법질서를 현저히 위반하였다면 탄핵심판의 대상이 됩니다. 이 경우는 더 이상 정치문제가 아니라 법질서의 문제입니다. 법질서가 무너지면 모든 것들이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법질서에는 좌파 우파가 없고 보수 진보가 없습니다. 원래 하나의 몸에는 왼손, 오른손이 있고, 왼발, 오른발이 있듯이, 몸의 균형을 위해 양쪽 다 존중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아야 합니다. 문제는 인간의 욕심입니다.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욕심 때문에 오른쪽과 왼쪽이 서로 증오하고 싸우도록 부추기고 교묘히 이용하곤 하는 것을 봅니다. 겉으론 이념논쟁, 진영논리, 지역갈등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기득권 싸움이 근본 원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가령 보수의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의 자유는 본질상 상업 자본가들의 자유이며 금권력(돈의 힘)의 자유입니다. 보수가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가 없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강력히 규탄하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하는 불법 계엄을 찬성하고 비호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런데 민주화 운동의 진보 진영이 정권을 잡았을 때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금권력이 지배하고, 인권을 외치되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하였습니다. 두 진영이 진정으로 기득권에 대한 욕심을 내려 놓는다면, 진정한 보수, 진정한 진보로 인정하여 서로 존중하며, 건전한 균형을 맞춰갈 수 있을 것입니다.
금번 대통령 탄핵정국의 위기는 위험인 동시에 기회입니다. 정치불안의 파국효과가 적지 않겠지만, 선진 시민의식으로 업그레이드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더 이상 정파적 이해타산에 매몰되어 아전인수식 논리로 국민을 설득하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색깔론, 북풍공작 같은 정치술수에 휘둘려서도 안 되고, 친미와 반미, 친일과 반일, 친중과 반중 같은 사대주의 늪에서 허우적거리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