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AGOGUE LETTER 2024. 10. 12.

가을이 왔어요. 햇살이 벌써 달라졌네요. 서늘해진 공기도 그렇구요.

올봄은 전과 다르게 집앞에 텃밭을 넓게 만들었어요. 자연히 심는 품목도 많아졌구요.

오래 전 실패했던 고구마도 심고, 사부인께서 챙겨주신 흑땅콩도 심었으니 드디어 그 결과를 확인할 시기가 왔습니다.

‘저 긴 이랑에 고구마가 꽉 차 있다면, 저 많은 고구마를 어떻게 다 캐내지’란 걱정은 애저녁에 할 필요도 없었던 일. 고구마 줄기를 젖히며 흙 속을 뒤졌지만 ,역시나였습니다. 여러 해 전에도 이런 배신을 경험해서 고구마를 더는 심지 않았었지요. 그런데 올해는 고구마를 좋아하는 손주들을 생각해 모종을 두번이나 심었습니다.

한편 밭 앞쪽에는 땅콩을 심었었어요. 고구마와 달리 땅콩은 저희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네요. 뽑는대로 뿌리부분에 조롱조롱 땅콩을 매달고 나오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럽든지요. 주인을 기쁘게 하는 땅콩을 보면서 엘로힘 앞에서 제가 땅콩 같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순을 먹자고 심은게 아닌데 순만 무성했던 고구마와 너무 비교가 되었습니다. 고랑을 가득 채우다 못해 옆 고랑까지 치고 넘어다니며 요란을 떨었는데 그 결과는? 완전 실망.

혹시 내 삶이 이렇게 겉으로만 무성해보이고 속에는 열매가 없는 이 고구마 같은 건 아닌지. 내게 찔림이 되었습니다. 땅콩과 고구마 얘네들이 살면서 저를 가르치네요.

세상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요즘 형제자매님들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국내적으로는 이상기후로 채소들 작황이 나빠져 금배추 소리가 또 나옵니다. 물가는 또 끝없이 올라가니 서민들은 더 살기가 팍팍해지겠어요.

밖으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도 3년 째 이어지고, 거기에 이스라엘은 하마스,가자, 헤즈볼라, 레바논, 이젠 이란과도.

보복이 보복을 낳는 전쟁으로 피난민들은 자꾸 늘어만 가는데 이렇게 가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걱정입니다.

이제 전쟁이 여기 저기서 확산되니,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생명과 거처를 잃고 힘들어할까요. 힘없는 사람들이 겪어내야 할 고난이 또 얼마나 길어질지.

이럴 때이니 만큼, 우리 삶의 근거인 비블로스를 살펴보겠습니다.